태국 이승현 선교사
샬롬~ 한국은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이 찾아왔는지 궁금합니다. 이 가을, 살아 계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여러분의 삶 가운데 풍성하게 넘쳐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문안 드립니다.
지난 9월에는 태국 북부 메싸이 지역과 치앙라이 지역에 큰 수해가 있었습니다.
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며칠 동안 큰비가 내리고, 타츨렉-메싸이 국경에 강이 범람하면서 메싸이 은혜 교회가 물에 잠겼습니다. 메싸이 은혜 교회는 평일에 GED 학생 50여명이 공부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기숙사와 식당이 완전히 물에 잠겨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어지고 음식 조달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메싸이 지역 침수 이틀 후에, 치앙라이 지역에 꼭강도 범람하여 치앙라이 교회 성도들의 집도 침수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9월 말에는 치앙마이 지역에도 홍수와 범람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홍수는 100년 만에 경험하는 수해 규모가 아주 크고 심각한 홍수였습니다.
9월 8일 메싸이로부터 시작된 홍수 이후, 거의 한 달을 큰 빗소리에 마음 졸이고, 너무나 안타깝고 절망적인 소식을 듣고 보았습니다. 드디어 비가 그치고 집과 교회에 들이닥친 황토물이 빠져도 그것은 마치 바닷가의 진흙 뻘처럼 단단하게 들러붙어 가재도구와 가전제품을 모두 망가뜨리고 더럽혔습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당장 마실 물도 먹을 음식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비와 흙탕물이 태국 북부 지역을 휩쓸고 간 후, 미얀마 교회 성도들은 힘을 모아 진흙으로 가득찬 교회 바닥과 벽을 청소하고, 성도들 집을 청소하였습니다. 치앙라이 교회는 도로에서 조금 높은 지역에 위치하여 강이 범람하는 위험한 시기에 300여명의 성도들이 교회로 피난 와 일주일 동안 교회에서 숙식하며 머물렀습니다.
수해 피해가 가장 많은 메싸이 교회와 치앙라이 교회 성도들에게 계란, 라면, 쌀, 도시락 배달 그리고 긴급구호 헌금을 전달하였습니다. 또한 많은 비로 교회 담장 축대가 붕괴된 치앙라이 교회에 담장공사를 위한 헌금도 일부 지원하였습니다. 미얀마 성도들을 예수님 안에서 한 몸이요 지체로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우는 여러분 때문에 저희는 선교사로 참 행복합니다.
곳곳에 물난리로 집이 잠기고 길이 잠기는 때에, 저희 가정은 치앙라이로 이사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으로 저희는 치앙라이 지역에 한 집을 소개받고 9월 초에 집 계약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치앙라이에 큰 홍수가 나 길이 잠기고, 그 후에 치앙마이 곳곳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사를 10월로 연기해야 하나 불안하기도 하고 밤이면 큰 빗소리에 저희 집에도 물이 들어오는지 살피며 잠이 안 올 때도 있었습니다. 이사하는 날 아침(9월 27일), 몇 시간 하늘이 개고 비가 멈춰 저희는 물에 잠기지 않은 길을 찾아 치앙라이로 올라왔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때론 더디게 느껴지고 완전한 내려놓음과 인내 가운데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론 급한 바람 같이 앞에서 뒤에서 강하게 인도하실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저희가 앞일을 생각하거나 따질 여유 없이 급하게 인도하셨고, 안전하게 치앙라이에 올 수 있도록 도우셨습니다. 또한 이사 준비하는 몇 주 동안 그동안 친해졌던 많은 선교사님들의 도움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태국으로 들어오자마자 이사해야 해서 처음엔 왠지 치앙마이를 떠나기 아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치앙라이에 이사와 짐을 정리하고 이곳에 있는 미얀마 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성도들을 만나면서 이제는 치앙라이에 정이 들고 이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태국 북부 지역 6개 교회, 메싸이, 치앙라이, 판, 팡, 치앙쎈, 메짠 교회는 팡 교회를 제외하고 모두 저희 집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어 더 많이 미얀마 교회에 방문하고, 더 기도하고 사랑하며 돌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또한 치앙라이 은혜교회에서 미얀마어 선생님을 소개받아 저희는 일주일에 세 번 미얀마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는 10월 말에 미얀마(10/27-11/3)와 11월 말 인도(11/21-11/29)를 방문하려고 합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인도차이나 선교대회에 참석하고, 양곤의 미얀마 교회들을 돌아보려 합니다. 2020년 미얀마 정탐을 계획했지만 코로나 상황과 미얀마 내전으로 방문하지 못했는데, 4년의 시간이 지나 미얀마 땅을 밟게 되니, 하나님의 섭리와 그 은혜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11월 첫째주에 하계소망교회 이영순 목사님을 모시고, 미얀마 6교회 목회자 가족 수련회를 2박 3일, 치앙라이에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11월 말에는 인도 꼴까따 사역지를 2년 만에 방문하여 목회자들을 만나 말씀과 기도의 시간을 갖고 사랑과 위로를 전하려 합니다. 작년 12월 교통사고 후 회복된 샤몰리 사모도 안아주고, 어려운 시간을 견디며 눈물로 목회하는 인도 목회자들에게 그동안 애쓰고 수고했다고 따뜻한 격려를 하고 싶습니다. 미얀마에서 일주일, 인도에서 일주일의 방문 기간 동안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 제목>
1. 치앙라이 지역으로 이사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곳에 있는 미얀마 교회와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으로 섬기고 위로하는 저희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영육의 강건함과 지혜 주시길
2. 수해로 무너진 치앙라이 교회 담장공사를 11월부터 시작하는데, 교회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성도들이 자원하여 필요한 재정을 헌금할 수 있도록
3. 10월 말과 11월 말, 미얀마와 인도 방문 사역과 미얀마 목회자 가족 수련회 가운데 성령님의 위로하심과 사랑을 전하는 시간 될 수 있도록, 모든 상황 가운데 하나님이 인도해주시길
4. 예진이 폐렴이 다 낫고 건강 회복되어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과 대학생활 하는 예진이와 하진이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comment.writer]]
[[comment.content]]
[[comment.date|dateFilter]]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